[정희진의 어떤 메모] 내 행동만이 나의 진정한 소유물이다 내 행동만이 나의 진정한 소유물이다 21면| 기사입력 2012-07-27 19:36 [한겨레] [토요판] 정희진의 어떤 메모 , 틱 낫 한 지음, 최수민 옮김, 명진출판, 2002 누구나 자신만의 독서 습관이 있다. 나의 경우 당대의 베스트셀러와 저자가 특정 인구 집단에 속하는 책은 읽지 않는다. 이런 오만과 편견에도 내 나름의 합리적 이유가 있다. 어쨌든 틱 낫 한(세 음절 모두 띄어 써야 한다)의 는 나의 기피 기준에 완전히 부합한다. 당연히 읽지 않았으나 이 책을 읽어야만 대화하겠다는 이가 있어 오로지 인간관계를 위해 더운 날 구립도서관을 오갔다. 역시 내 원칙은 옳았다. 책은 ‘기대’를 저버리지 않았다. 내용도, 실망도, 예상한 그대로였다. 말할 것도 없이 화(anger)는 간단한 논제가 아니다... 더보기 끝 -김지하- 끝 김 지하 기다림밖엔 그 무엇도 남김없는 세월이여 끝없는 끝들이여 밑없는 가없는 모습도 없는 수렁 깊이 두 발을 묻고 하늘이여 하늘이여 외쳐 부르는 이 기나긴 소리의 끝 연꽃으로도 피어 못 날 이 서투른 몸부림의 끝 못 믿을 돌덩어리나마 하나 죽기 전엔 디뎌보마 죽기 전엔 꿈없는 네 하얀 살결이나마 기어이 불길한 꿈 하나는 남기고 가마 바람도 소리도 빛도 없는 세월이여 기다림밖엔 남김없는 죽음이 죽음에서 일어서는 외침의 칼날을 기다림밖엔 끝없는 끝들이여 모든 끝들이여 잠자는 끝들이여 죽기 전엔 기어이 결별의 글 한 줄은 써두고 가마 더보기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, 페터 한트케(안장혁 역), 문학동네, 2011 p. 7. 따사롭긴 하지만 흐렸던 어느 아침 그들이 문밖으로 나서려고 할 때 '길을 떠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군요' 하고 이플란트가 말을 꺼냈다. 날씨도 여행하기에 적당한 듯했고, 하늘도 대지 위에 낮게 깔려 있었으며, 주위의 사물들도 짙은 어둠 속에 묻혀 있었으니, 가고자 하는 길에만 주의를 기울이면 될 것처럼 보였다. --칼 필립 모리츠, 『안톤 라이저』 더보기 이전 1 ··· 3 4 5 6 7 다음